고백했다.
맨 정신으로 하기엔 자신이 없어서 딱 한 잔만 걸치고.
“좋아해요.”
“……왜?”
“…그냥, 모든 게 좋아요.”
웃는 모습도 좋고, 챙겨 주는 다정함도 좋고, 기사다운 면모도 멋있고……
좋아하는 이유를 하나둘 말하고 있는데 횡설수설하는 상태가 심각했다.
어쩐지 눈앞도 핑핑 돌았다. 딱 한 잔 걸쳤던 술이 생각보다 셌다.
아주 많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
거절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이건 조금 상처… 라고 생각하는데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한 잔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최초의 현상이 일어남과 동시에, 갑작스럽게 쓰러진 나를 당황하며 받아 낸 그에게서 상당한 이질감을 느꼈다.
목소리가 낮았고, 키도 조금 달랐고, 체형도 꽤 달랐다.
심지어 이제야 보이는, 달빛에 비치는 머리칼의 색조차.
……이런 미친. 다른 사람이잖아.
***
“카베르.”
“……네?”
“앞으로 이상한 칭호 붙이지 말고, 이름으로 불러라.”
언제나 딱딱하게 굳어 있던 그의 입매가 천천히 올라가서, 끝내 미소를 그려 냈다.
퍽 달콤한 미소였고, 내가 잘못 고백했단 걸 들키면 당장에 죽여 버릴 것처럼 다정한 목소리였다.
아.
“I think I’ve fallen for you.” With a single drunken confession, Renesha’s plans to live a comfortable and uneventful life were shattered. Somehow she confessed her love to the wrong man: the Grim Reaper of the Battlefield, Duke Cavert Willard! It’s the worst thing to happen to her since she woke up in this fantasy universe and discovered her divine powers. In the midst of a war with a neighboring country, Renesha must balance her duties as a healer with her feelings for two alluring knights. When romance blooms on the battlefield, who will be victorious in the battle for Renee’s heart?